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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침묵의 장막’을 걷어내다
작성자 황진아 등록일 2018-03-16 조회수 2860

ㆍ현직 검사의 폭로 이어 각계로 번져… 한국판 ‘미투 운동’ 확산 주목

#. “중·고등학생 때는 바바리맨이 그렇게 설쳐댔는데 사회에 나오니 검사, 변호사들이 그렇게 성희롱을 해대더라.”

30대 중반의 변호사 ㄱ씨는 1일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ㄱ씨는 수년 전 사법연수원 3학기를 마치고 지방에서 검사시보 생활을 했다. 그때 자신을 맡은 지도검사는 ㄱ씨를 보자마자 “키가 몇이냐. 옷 태가 산다. 이런 여자들이 붙는 원피스를 입어줘야 한다”고 했다. 당시 20대 후반임에도 사회경험은 전무했던 ㄱ씨는 지도검사의 말이 불쾌했지만 표현조차 할 수 없었다. ㄱ씨가 다음날부터 검은색 바지정장을 입고 출근하자 지도검사는 “어디 장례식장 가냐”며 그를 혼냈다. 2개월의 시보생활을 마친 뒤 환송회 자리에서 지도검사는 ㄱ씨에게 “마지막으로 춤이나 한 번 추자”며 자신의 몸을 밀착시켰고, 이 과정에서 지도검사의 손이 ㄱ씨의 가슴에 닿았다. ㄱ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ㄱ씨는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실을 주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다.

#. ㄴ변호사는 현재 중소 로펌에 근무 중이다. 그도 한때는 10대 로펌에서 근무했었지만 불미스러운 일을 겪고 몇 년 뒤 회사를 옮겼다. ㄴ씨는 당시 로펌 파트너 변호사로부터 “내 유전자와 네 유전자가 만나면 훌륭한 아이가 태어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50대 중년의 유부남이었던 파트너 변호사는 30대 초반인 ㄴ씨에게 끊임없이 선물공세를 했다. ㄴ씨는 파트너 변호사에게 “마음만 받겠다. 선물을 안 주셨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그는 “이쯤 되면 내 제안을 받아들일 때도 되지 않았느냐”며 되레 화를 냈다. ㄴ씨는 가족과 상의 끝에 현재의 로펌으로 이직했다. ‘당시에 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ㄴ씨는 “그 변호사는 사내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다”며 “혹여라도 문제제기를 해서 앞으로 변호사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전문직·권력기관 여성들 ‘나도 당했다’ 폭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검찰 고위간부 성추행 폭로가 각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갑을(甲乙)관계가 명확한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폭로는 계속 이어져 왔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기존의 폭로와 형태가 다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위 전문직 또는 권력기관에 속한 여성들을 중심으로 ‘나 역시 당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태근 전 대구고검 차장검사의 성추행 및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사건 무마 폭로가 나온 직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성추행 피해사실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변호사 출신이다. 그는 이어 2일 “가해자는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라는 사실을 추가 공개했다. 전직 경찰관과 현역 경기도 의원도 뒤이어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개했다.

미투(#MeToo) 운동은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실이 불거지면서 나타난 사회현상이다. 영화배우 애슐리 저드가 피해사실을 폭로한 직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피해사실을 공개하면서 “누구든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라면 이곳에 ‘MeToo’라고 써달라”고 트윗을 하면서 확산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MeToo 해시태그를 단 성폭행 경험담이 쏟아졌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표하고 이슈화한 사람이 현직 검사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사회적으로 권력이나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 피해자였다면 이번에는 지위와 권력을 모두 갖고 있는 검사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미투운동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단순히 검찰조직의 수직적 문화 때문에 불거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영역에서는 어디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윤 교수는 전제했다. 윤 교수는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이 높은 사람이 문제제기를 하니 그제서야 주목하는 것 역시 어쩌면 불공정한 현상이다”라면서도 “그래도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그동안 억눌려 왔던 무거운 장막을 여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높이 사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직장 내 성추행에 대한 ‘다원적 무지’가 깨진 점은 주목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모든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겪은 문제를 자기만의 것으로 생각하고 침묵했지만 이제는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구나’라고 깨닫는 계몽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성희롱 가볍게 여기는 남성 중심 문화



실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6년 직장인을 대상으로 성희롱 피해경험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52%가 성희롱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직장상사·고용주(65.4%)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희롱이 권력관계가 수반된 폭력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직장동료(37.1%), 거래처 직원(13.7%), 직장 부하직원(7.1%)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성희롱을 당한 장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곳이 ‘음식점 또는 카페’(37.9%)라는 것이다. 성희롱, 성추행 가해행위를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남성들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서지현 검사 역시 많은 사람이 오가는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다음으로 사무실(37.3%), 유흥업소(22.3%), 직장 복도·계단(17.7%), 회의실(11%), 운송수단 내(9.6%), 직장 근처 길거리(8.8%), 온라인 공간(7.7%) 등 순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신동준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조직 내 문화가 성희롱·성추행을 용인하는 분위기이면 구성원들은 분위기에 따라가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남성들 스스로 성(性)을 가볍게 여기고, 여성에 대한 성희롱을 농담 수준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만연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산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이를 일종의 사이코패스적 특징으로 규정했다. 신 교수는 “가해 남성이 사이코패스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사이코패스의 특징 중 하나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인데 남성들은 자신들이 내뱉는 성희롱을 여성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뒤늦게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을 꾸려 진상파악에 나섰다. 서 검사의 진정을 받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일 사과와 함께 민간위원 중심의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검찰 내 성희롱·성폭력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검사·수사관·직원에 대한 성희롱 사건과 성희롱 고충처리시스템 현황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기사입력 2018-02-07 09:5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3&aid=000003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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