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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후, 나는 이렇게 싸우고 있다
작성자 황진아 등록일 2018-03-23 조회수 2701
·성폭력 피해자 집담회 “다른 여성 위해 전례 만들고 싶다”

·강민주 “조직은 늘 ‘우리 믿고 기다려봐’ 하지만 제대로 해결이 안 됐다”

·송보경 “성폭력 피해자임을 숨기지 않고 작업활동을 계속 해나가는 게 꿈이다”

·김보라 “내가 나서서 말하면 말 못하고 있던 사람들도 말할 수 있는 힘을 얻지 않을까”

·최지우 “가해자는 아무렇게 않게 회사생활을 했지만 나에게는 일도 주지 않았다”



‘미투(#MeToo)’ 운동이 한창이다. 하지만 ‘미투 이후’에 대한 이야기는 찾기 힘들다. 성폭력 사건은 문제제기를 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 이후가 더 힘들다. 조용히 해결하자는 조직, 피해자의 행실을 탓하는 분위기,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대응방법, ‘분쟁중’이라는 단어를 달고 이어지는 지루한 법정공방. 이 과정은 오롯이 피해자의 몫이다. 

그럼에도 이 과정을 밟아나가는 이들이 있다. 지난 2월 7일 <주간경향>이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집담회를 마련했다. 강민주 전남 CBS  PD, 송보경 사진작가, 모델 김보라, 그리고 STX 성희롱 피해자 최지우(가명)씨가 참석했다. 이들은 자신의 사례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집담회는 서울 합정역 인근 카페에서 5시간가량 진행됐다. 


피해사건부터 이야기해달라.

송보경 2013년 일이다. 당시 나는 사진작업을 막 시작하려는 학생이었고 가해자는 활발하게 작업을 하고 있던 젊은 작가였다. 겨우 두 번째 만나는 자리였고 개인적으로는 처음 만난 자리였다. 상대는 언어적 성희롱을 했고 내 팔꿈치를 세게 눌러 움직일 수 없게 한 다음 나를 추행했다. 나는 울면서 가해자 뺨을 때렸다. 뺨을 때리기까지 너무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김보라 2016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만나던 사람으로부터 두 번의 가해가 있었다. 성관계를 거절하니까 주먹으로 내 얼굴을 두 차례 때렸다. 멍이 생겼다. 이후 헤어지고 싶다고 했을 땐 내 목을 조르고 눕힌 상태로 움직일 수 없게 했다. 이후 상대는 술을 마시고 나를 마구잡이로 때렸다. 얼굴은 만신창이가 됐고 손도 부러졌다.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가해자가 유명한 사람(가해자는 래퍼로 활동 중이다)이라 꺼려졌다(김씨는 이야기 내내 손을 떨었다).

강민주 2016년 5월부터의 일이다. 전남 CBS에서 수습PD로 일하면서 일상적인 성희롱에 노출됐다. 가해자는 여러 명인데 윤모 보도국장은 내게 “독서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여자애들은 엉덩이가 안 예쁘다. 피아노 치는 여자들은 엉덩이가 크다”며 “조심해야겠지?”라고 말했다. 이모 본부장도 직원 채팅 방에 나체의 여성이 물을 끼얹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런 식의 상습적인 성희롱이 있었다. 

최지우(가명) 2015년 7월 STX 입사 직후부터 직속상사의 성희롱이 시작됐고 갈수록 심해졌다. 상사는 여자로 보여서 일하기 힘들다고 추근댔고 얼굴이 예쁘니 남자를 조심하라고 의처증처럼 괴롭혔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성적인 것과 연결시켜서 지적했고, 그렇게 회사에 소문을 냈다. “출장을 보내놨더니 법인장이랑 놀다 왔다”, “임원이 예뻐해서 특진을 했다” 그런 식이었다. 사실무근이다. 그러면서 내게는 “주변 남자들이 모두 성매매를 하고 있고 너랑 자고 싶어서 안달 났으니 조심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나 

송보경 당시만 해도 사적으로 사과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성폭력을 가하지 않겠다’는 약속 정도만 받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사과는 받지 못했고 3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피해사실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피해를 말하면 그 사람보다는 내가 손해일 것 같았다. 2016년 해시태그 운동 당시 이니셜로 사건을 폭로했다. 

김보라 참을 수 있으면 참고 싶었는데 내가 신고를 안 하면 그 사람 평생 그렇게 산다는 말을 들으니 신고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서에 갔고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끊었다. 이후 공론화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다. 가해자가 상해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보도됐다. 이후 내 신상을 알 수 있는 가해자 인터뷰가 나왔다. 하루 만에 내 신상과 사진이 온라인에 돌아다녔다. 악성댓글이 5000개가 넘었다. ‘어떤 모습이어야만’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게 이상했다. 

최지우 성희롱과 추근거림이 몇 달간 이어진 이후 팀장에게 이야기했다. 해결되지 않았다. 팀장은 나중에 “성희롱이 업무보다 중요하면 고소를 하라”는 말도 했다. 인사팀을 찾아가서 말했다. “너의 조직 부적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노동청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진정을 했다. 회사에서 인사위원회가 열렸는데 가해자뿐만 아니라 나도 징계를 받았다. 

강민주 성희롱 발언이 나올 때마다 자리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내 상식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행동들이었다. 성희롱 당사자인 윤 보도국장은 내 문제제기 이후 “너는 수습이어서 내일 당장 잘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을 했다. 이후에도 문제제기를 할 때마다 회사 간부들로부터 “너 같은 애는 처음 본다”, “너 또라이 아니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2월 1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전국 16개 검찰청 앞에서 검찰 내 성차별, 성폭력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문제제기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나

강민주 5개월 만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채용요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나는 성희롱에 대한 문제제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복직 판단을 받았다. 회사에 복귀하자 가해자가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더라. 이 사건은 불기소 처분됐다. 그제야 회사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감봉 3개월과 보직변경 처분이 내려졌다. 그런데 보직변경이라는 게 보도국장에서 특임국장이 된 것이다. 징계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11월, 나는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다시 해고됐다. 

송보경 이니셜로 사건을 폭로했을 때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중 일부는 자신이 가해자로 의심 받고 있으니 글을 내려달라고 했다.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가해자 이외의 개인과 공간이 이슈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실명을 공개한 측면도 있다. 폭로 후에야 가해자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받았지만 가해자가 저를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했다. 당황스러웠다. 

김보라 가해자 인터뷰 이후, 하기로 했던 뮤직비디오 촬영이 파기됐다. 계약했던 회사도 못 가게 됐다. 나는 얼굴이 알려진 일을 하는데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상대의 스피커가 훨씬 컸기 때문인지 내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도 믿어주지도 않았다. 내가 죽어버리면 이 일이 끝날까? 사람들이 내가 피해자라는 걸 믿어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최지우 노동청 진정 이후 가해자는 아무렇게 않게 회사생활을 했지만 나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일도 주지 않았다. 적응장애 진단을 받아서 휴직을 했고 결국 사직서를 썼다. 휴직 중에 가해자에 대한 민·형사상 절차를 시작했다. 노동청은 가해자를 징계하라는 시정명령을 했지만 회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에 가해자가 나를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나를 회사에서 내쫓는 것으로 부족해 성희롱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고 싶었던 거다. 이 건은 무혐의로 판결 났다. 

어디서 정보를 얻고 도움을 받았나

송보경 대학생일 때 법을 공부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무료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은 다 가봤다. 여성단체는 물론이고 종교단체까지 가봤다. 이렇게 다니면서 느낀 점은 변호사마다 하는 이야기가 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전문가의 말이 다르다는 점이 무척 혼란스러웠다. 

김보라 생각보다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이 적었다. 여성단체나 센터에서는 데이트폭력은 성폭행이 아니라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원하지 않는 관계를 강요 받으면서 맞았는데 왜 성폭행이 아니라는지 모르겠다. 한 여성단체는 전화를 준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최지우 감사팀에서 일을 했음에도 막상 피해자가 개인이 되어 변호사를 구하려니까 쉽지 않았다. 한 여성단체는 내가 회사를 나온 이후여서 특별히 도움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다른 여성단체에서는 변호사를 소개 받았다.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어서 계약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변호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강민주 나는 초반부터 법적으로 조언을 받았고 증거자료 수집을 잘 해온 편이다. 나도 자문을 받고 있지 않았다면 처음 만나는 변호사와 계약을 했을 것 같다. 알고 보면 무료자문 받을 곳은 많다. 성폭력 관련 기사에서 언급되는 단체나 변호사가 힌트가 될 수 있다. 

증거가 중요할 것 같다

최지우 녹취, 이메일, 메시지만 끝까지 증거로 남았다. 진술서를 써준 직원은 모두 발을 뺐다. 나는 회사에 없고 그들은 회사에 남아있으니까. 피해자를 위한 증인은 없다고 생각하고 녹취 등을 준비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의외로 가해자나 회사가 내는 자료들이 증거가 될 수 있다. 2차 가해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이걸 잘 봐야 한다.

강민주 가해자와 조직은 전형적이다. 녹음 내용을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사내에서 녹음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어떻게 같이 일을 하겠나” 이런 말을 한다. 증거마다 힘이 다르다. 동그라미, 세모, 엑스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동그라미만 가지고 있지 말고 세모나 엑스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힘들더라도 그때그때 기록하는 게 중요하다. 나만 해도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모든 과정을 이야기하려면 세 시간이 걸린다. 누가 이 이야기를 들어주겠나.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큰 이슈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 

송보경 일기나 개인 SNS에 ‘힘들다’고 심경을 올린 것도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 건 하루만에 만들 수 없으니까. 그리고 수사관도 적극적으로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다. 당사자가 의지를 보여야 상대도 들어주니 최대한 상세히 말하라. 고소인 신분이든 피고소인 신분이든 상세히 말하는 것은 당신의 책임이고 권리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부분은 좀 개선됐으면 하는 게 있다면

김보라 사건 진행이 느리다. 검찰도 그렇고 다들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1심할 때 변호사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거라고 했는데 그거보다 더 오래 걸렸다. 가해자는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사람들은 가십으로 소비했을 뿐이었다. 사건 진행이 빨랐다면 다르지 않았을까. 

최지우 ‘분쟁중’이라는 말은 굉장히 힘이 세다. 분쟁중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진실이 두 사람이 말하는 중간 어디쯤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사람들이 개입할 여지는 차단된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무죄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변호사들의 성적 감수성이 높지 않다. 피해자들이 대리인을 섭외하는 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하고 힘을 빌려서 말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성희롱 사건의 경우, 여전히 개척 중인 분야니까 전문가가 많이 없다. 피해자들이 다른 사람의 입을 빌리기가 너무 힘든 거다. 

송보경 정부나 헌법위 등에서 성폭력 피해사례, 이후의 연대사례를 모으고 공부해야 한다. 이미 피해자들, 조력자들 개인이 서로 도와 여기까지 왔고 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설문이라도 받을 수 있다. 그러면 피해자들이 그걸 보고 대응방법 같은 걸 참고할 수 있다.

성폭력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 큰일날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실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어떤가. 

강민주 “좋은 이야기는 아니잖아.” “우리 믿고 기다려봐.” 조직은 늘 그런 식이다. 하지만 제대로 해결이 안 됐다.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방송사에서 실명과 얼굴 공개 문의가 있었다.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 직장 동료들로부터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 몰랐다” “용기 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회사는 공식적인 스피커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사측의 프레임만 유통됐다. 오히려 사람들이 보도를 통해 내 일을 자세히 알게 된 거다. 공론화 다음 날, 동료들이 7개의 성명서를 냈다. 사건 이후로 가장 크게 위로 받았다. 

송보경 성폭력 피해자임을 숨기지 않고 작업활동을 계속해나가는 게 개인적인 꿈이다. 어느 한쪽 정체성을 잘라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다행히도 사진계에서 나를 외면하지 않았다. 사건 공론 이후, 내게 스피커를 주려고 노력했다. 그게 시혜적인 태도는 전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건의 피해자들이 내게 연락을 주었고 서로 위로가 됐다. 고립되기도 참 쉬웠지만, 고립되지 않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김보라 나는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폭로‘당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하지만 그때는 무서워서 숨었다. 지금은 내 입으로 이런 이런 상황은 부당하게 느낀다고 말한다. 어차피 공개된 거 내 입으로 말하니까 전보다는 편하다. 하지만 자기가 너무 괴로울 것 같으면 그냥 묻으면 된다. 피해자가 편안한 게 제일 중요하다. 

합의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었을텐데.

최지우 나는 법대를 나왔고 회사 감사담당자였다. 가해자와 격차가 크지도 않았다. 성희롱 사실을 알렸을 때 회사가 이렇게 함부로 대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니까. 모든 상황이 교묘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 회사는 대놓고 불리한 조치를 했고 가해자는 말도 안 되는 꽃뱀 서사로 채워진 고소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게 먹히더라. 내가 이 일을 묵인하면 다른 여자들은 더 심한 일을 당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업주가 불리한 조치로 기소된 사례가 2~3건에 불과했기 때문에 다른 여성을 위해 전례를 만들고 싶었다. 

김보라 “페미니스트들이 우리를 위해 싸우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가정폭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성희롱과 스토킹도, 데이트 강간도, 아는 사람에 의한 강간도, 부부 강간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구절에 공감한다. 내가 왜 숨어야 하지? 그래서 다시 나와서 작업도 하고 그랬다. 내가 나서서 말하면 나처럼 말 못하고 있던 사람들도 말할 수 있는 힘을 얻지 않을까. 나는 오늘 집담회에서 어떤 게 증거가 되고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모른다. 

다른 피해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강민주 사건 이후 피해자는 위축된다. 가족이나 연인 등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을 꺼내지 못하고 혼자 감당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놀랄까봐 혹은 화를 낼까봐, 또는 내게 2차 가해를 할까봐 등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 싸움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래서 정서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중심을 지킬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왜 목소리를 내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지금이 불행하니까. 정서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빨리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김보라 저는 가해자가 유명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람들의 가십거리로 소비됐다. 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피해자의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랬으면 또 그 나름대로 소비됐을 것 같다. 자꾸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요구한다. 내가 피해를 당한 걸 왜 수치스러워 해야 하나. 이건 가해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지 피해자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 

송보경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 이른바 ‘조력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주변에 보면 뭐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상처가 될까봐 말 한마디를 망설이기도 한다. 끝까지 도와주지 못 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자책하고 부끄러워야 할 사람은 그들이 아니다. 그런 것에 대해 고통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 사진·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기사입력 2018-02-10 15:2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2&aid=000285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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