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상담소協 선정사례에 디딤돌 2건, 걸림돌 3건

지난해 대전고·지법과 대전고·지검이 여성 인권보장에 있어 디딤돌 역할도 했지만 걸림돌로 더 작용했다는 여성단체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지난해 전국 경찰서, 검찰청, 법원에서 성폭력 관련 사건 수사와 재판과정 등을 모니터링한 뒤 선정 발표한 내용을 보면 여성 인권보장에 디딤돌 역할을 한 사례 7건 가운데 최현석 대전지검 공주지청 검사와 성보기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사가 포함됐다.

최 검사는 대학교수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회피를 참다못한 학생들의 고소사건을 수사하면서 피해자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기소함으로써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 판사는 친아버지로부터 수년 동안 성폭행 당했다는 딸의 고소사건 재판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려는 피고인 변호인을 적절히 제지하는 한편 징역 10년을 선고, 피해자를 적극 보호한 점을 인정받았다.

반면 걸림돌 사례 6건 가운데 대전 법원과 검찰은 절반인 3건을 차지했다.

대전고검 A 검사는 성폭력 사건의 실체 파악 노력이 부족하고 재판 도중 증언에 집중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로 무엇인가 검색하는 행동이 목격되는가 하면 죄질에 비해 낮은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여성단체의 상고 부탁을 거부했다는 지적을 받아 걸림돌의 첫 번째 사례로 꼽혔다.

지적장애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 가운데 1명이 '봉사를 많이 했다'는 내용의 교사 추천으로 대학에 합격했다가 입학이 취소된 것과 관련해 추천서를 써준 교사들을 여성단체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내린 대전지검 B 검사도 걸림돌 사례의 하나로 지적됐다.

여제자를 추행한 죄로 1심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교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교사와 여학생 사이에 접촉이 있었던 손바닥과 쇄골 아래, 손목 등은 사회통념상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부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대전고법 재판부 역시 걸림돌로 거론됐다.

디딤돌 사례 등에 대한 시상은 오는 17일 오후 1시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리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총회에서 이뤄진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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