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모교인 ‘충북여자고등학교’에서 여름 방학에 교육 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학교에서 외부 봉사자를 환영하지 않았던 분위기였기 때문에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봉사활동을 진행하게 되었고, 선생님께서 담당 교사를 해주시면서 ‘보건’ 관련 업무와 봉사를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처음 봉사를 나가기 전 선생님께서 코로나로 학생들이 학교에 매일 나오지 않고, 몸이 아프다고 하면 바로 집에 보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매우 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고의 특성상 보건계열 희망 학생들이 많았는데, 저의 대학 입시 과정, 자소서, 면접 경험담과 현재의 대학 생활을 학생들에게 공유해주면서 학습 동기를 향상해 주는 시간을 가져줄 수 있냐고 하셔서, 첫날엔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학생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발표에 호응도 많이 해주고, 질의응답 시간에도 고민을 편안하게 말해주고 질문도 많이 해주어서 금세 가까워졌고, 저의 경험을 떠올려 학생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조언도 해주면서 깊은 대화를 나눈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몇 주 후에 선생님께서 이 시간에 참여한 학생 중 한 학생이 저와 고민 상담을 하고 싶다며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단지 봉사 학생일 뿐인데, 저의 조언을 의미 있게 받아준 학생이 정말 고마웠고, 설명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꼈습니다. 친구의 고민은 제가 고등학교 3학년 수시 원서를 쓸 당시에 했던 고민과 같았습니다. 저는 교사도,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친구의 고민에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 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고민을 100% 공감해줄 수 있었고, 저는 어떻게 헤쳐나갔고, 어떤 선택을 해서 어떤 결과를 가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학생들과 직접 부딪히고 소통할 기회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1:1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도 갖게 되어 기뻤습니다. 

    이외에도 수시 입시 자료 라벨링 작업, 과학실 약품 MSDS 자료 수집 및 정리, 과학실 안전 점검 매뉴얼 체크, 과학실 청소 등의 업무를 보조했습니다. 쉽지 않은 업무였습니다. 과학실의 수많은 약품의 MSDS 자료를 제조 회사 사이트에서 찾는 것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었고, 어떤 회사는 MSDS 자료를 사이트에 공개하지 않아 직접 회사에 연락해 FAX로 받아야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부탁하신 시간 내에 보내드리기 위해서는 집에서 따로 시간을 내어 자료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 일들은 고3 담임을 하고 계신 선생님께서 과학실 관리도 담당하시면서 추가로 해야 하는 업무였습니다. 수업과 학생들 개인 지도하는 데에도 빠듯한 업무에, 특히 9월 대학 원서 접수를 앞두고 생활기록부 작성과 개인 수시 상담으로 바쁜 시간에 이러한 부수적인 업무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교사가 해야 하는 일이 가르치는 일 외에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교사의 업무 강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육 봉사를 하면서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고, 교사의 업무 스트레스와 고충과 같은 현실적인 면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4주 동안은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와주었습니다. 부자연스러운 문장이나 맞춤법 오류를 수정해주고, 본인의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도록 추가했으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을 제안해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도움을 주고 싶어 자소서 작성법을 공부했습니다. 기쁘게도 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해주어서 뿌듯했고, 많은 시간을 학생들과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를 봐주면서 학생들 한 명 한 명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가 될 수 있음에 더욱 감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교육 봉사활동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될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뜻깊은 경험을 하시길 기대합니다.